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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소3-1) 최정원 작가의 '펜과 키보드'

202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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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기도구의 역사에서 디지털 문명의 상징까지


뜬금없이 필기도구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은 우연히 옛날 ‘공안과 의원’이 있던 자리를 지나치게 되면서다. 

오래전 필자가 살던 골목 어귀에 있는 이 ‘공안과 의원’ 앞을 지나다 보면 ‘딩동댕!’ 하는 벨 소리가 들려오곤 했다. 

그 소리는 공안과를 찾아오는 맹인에게 의원 위치를 알리는 일종의 안내 신호였던 것이었다.

본래 ‘공안과 의원’ 원장인 공병우 선생은 우리나라 최초 안과 전문의면서도 50년 넘게 한글 과학화에 매진했다. 

선생이 만든 세벌식 한글 한영타자기는 국가 등록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그는 1938년 환자 신분으로 자신을 찾아온 한글 학자 이극로 선생을 통해 한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당시 근대화의 물결에 힘입어 해외 기술을 적용한 한글타자기가 있었으나 한글 특유의 글쇠 벌 수가 많아 비효율적인 사실을 안타깝게 여긴 나머지 마침내 선생은 1947년 직접 기존의 영문 타자기를 개조해 1948년 2월 쌍 초점 방식의 세벌식 타자기를 만들어 냈다. 

이후 미국과 한국에서 특허를 받아 <공병우 세벌식 타자기>가 최초로 생산,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연필이 유일한 필기도구로 사용되었다. 

연필의 기원은 약 2000년 전 그리스 로마인들이 둥근 납덩이를 가죽 위에 문지르는 방법으로 기호를 표현한 것으로 시작됐다. 

14세기경 이탈리아에서는 납과 주석을 섞은 심을 나무판에 끼워 사용했는데 이후 1564년 영국에서 흑연이 발견되어 그것을 나무 조각에 끼워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흑연 연필이다.

연필이 없었을 때 사람들은 필기도구로 새의 깃털을 사용하거나 동물의 모필(毛筆), 초필(抄筆), 
목필(木筆) 등을 사용했다. 

이후 새로운 필기도구로 만년필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 만년필은 한자로 萬年筆로, 일만 년(사실 일만 년 이란 표현은 수 만년을 뜻함.)간 쓸 수 있는 필기도구란 뜻이 담긴 표현이다. 

영어로는 Fountain pen, 즉 잉크가 분수처럼 솟아나는 펜이란 의미가 담겨있다.

1938년에 등장한 볼펜은 볼 포인트 펜(Ballpoint pen)의 줄임 말이다. 

만년필이 대중화될 무렵에 헝가리 신문기자 출신인 라슬로 비로(Lazzlo Biro)에 의해 처음으로 윤전기 잉크를 넣고 촉에 볼을 단 것이 볼펜의 시초이다.

키보드(Keyboard) 또는 자판(字板)은 본래 피아노나 오르간 같은 종류의 건반 악기를 부르던 단어였다. 

이것이 타자기의 입력 장치와 비슷하다고 해서 타자기의 자판을 키보드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이 키보드 없는 글쓰기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1970년대 초반만 해도 흔한 입력 장치가 아니었다. 

당시엔 주로 천공카드 또는 드럼 등을 외부기억 장치에 직접 각인시킨 후 이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입력 결과가 빠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정확도도 떨어졌다. 

게다가 입력하다 글자 한 자라도 틀리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이런 불편함을 개선해 타자기의 자판을 본뜬 입력 장치가 개발되었는데 이것이 곧 키보드이다.

누구든지 컴퓨터에 키보드만 장착하면 얼마든지 글을 쓸 수 있다. 

자신이 써놓은 글을 입력 속도가 빠른 키보드를 이용해 출력하게 되면 시간 절약에 더없이 좋다.

오늘따라 첨단 과학 기술로 만든 필기도구인 키보드가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출처 : 울산제일일보(http://www.ujeil.com)



최정원 소설가

‘울새가 노래하는 곳’ 저자

모교 국어국문학과, 동 대학원 석사, 박사 졸업

월간 <수필문학상> (1998)

제2회 서울 이야기 <서울시장상>(1998)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2017) 

《융, 오정희소설을 만나다》 (2011. 푸른사상) 

《울새가 노래하는 곳》 (2024. 도서출판 카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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